산천운명의 참뜻을 체감한 것은 지난 한 주 사이였고, 그만큼 지식으로만 세상과 사람을 계산하는 바보였다.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건만, 알고 보니 그랬다. 세상과 사람들은 모순된 인연 속에서 마구 뒤엉켜 굴러간다. 큰 운명들은 작은 운명들을 마구 짓밟는다.
어쩌면 ‘역사’는 인간이 책에 정리하고 도표를 만들어서 그렇지 원래 카오스(chaos)일 것이다. 거대한 원의 한 점 위에 서 있는 개인은 자신이 직선 위에 서 있다고 착각하기 마련이다.
인생과 세상을 너무 진지하게만 여겼다는 반성이 든다. 세상은 어처구니가 없고 인간은 더 뒤죽박죽이다. 아니라고 우긴다면, 그건 아직 덜 깨어 있거나 사는 게 재밌어서 착각하고 있는 오만일 뿐이다.
인간은 산천운명 같은 부조리의 홍수 위에 떠 있는 작은 배다. 그 작은 배들이 세상에 모여 아귀, 아수라 지옥이다. ‘어처구니없음과 뒤죽박죽’을 이해하려 하지 말자.
이런 때일수록 고요하게, 자신만의 원칙에서 강건하게 서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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