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집은 물에 잠기기 시작했고, 차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이 함께 고지대로 올라가자고 했다. 청년은 “신이 저를 돌봐줄 것입니다”라며 거절했다. 몇 시간 후 빗물이 청년의 집 1층을 집어삼켰을 때, 배를 타고 지나가던 선장이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청년은 “신이 저를 돌봐줄 것입니다”라며 거절했다. 집은 완전히 물에 잠겼고 헬리콥터를 타고 지나가던 조종사가 청년에게 육지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청년은 신이 돌봐줄 거라며 거듭 제안을 거절했다.



- J.D. 밴스 ‘힐빌리의 노래’ 중에서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신앙심 깊은 청년의 집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이웃이 차를 태워주겠다고 했고, 선장이 보트를 몰고 왔으며, 헬기까지 날아와 구조를 제안했다. 하지만 청년은 신이 구해줄 거라며 세 번 다 기회를 거절했다. 그러고 끝내, 그는 물에 빠져 죽었다. 하늘나라에 간 청년은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신에게 따져 물었다. 그러자 신이 대답했다. “나는 너를 위해 차도, 배도, 헬기도 보냈다. 네가 죽은 건 네 탓이니라.”

‘힐빌리의 노래’의 저자 J.D. 밴스는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다. 알코올과 마약, 폭력과 빈곤이 만연한 환경이었지만 그의 외할머니는 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말했다. 그 가르침은 밴스가 가난과 무력감의 굴레를 끊고 미국의 부통령이 되기까지 그의 삶을 이끈 신념이 되었다.


삶은 우리를 자주 시험한다. 지붕 위에 고립된 것 같은 날들. 모든 것이 잠겨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그때마다 우리는 남 탓, 세상 탓을 한다. 지지리 복도 없다며 한숨을 쉬거나 어디선가 짠, 하고 영웅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살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라 믿으며 이 악물고 어려움을 참기도 한다. 하지만 원망과 분노, 기다림과 인내만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너무 캄캄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때조차 현실은 훨씬 희망적일지도 모른다. 위기가 왔다는 건 이곳을 떠나 저곳으로 갈 용기를 낼 시간,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기회다. 기적은 무릎 꿇고 앉아 기도만 한다고 일어나지 않는다. 구원이란 희망을 품은 인간이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 벌떡 일어나 발로 뛰고 손으로 선택할 때 만들어지는 놀랍도록 반가운 결과다.

난 5개월.  너무 하잖아요.  

아빤 혼자만 먹방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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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도 한국인의 관점에서보면 동해이지만 미국인의 관점에서는 서해다 같은 바다를 두고도 보는 의치에 따라서 다르게 부르지만 바다의 본질은 결국 바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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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좀 이상하지만 믿습니다
그렇지만 촬영땐 나도 프라이벗 존중해주심 부모님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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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간의 표정 왜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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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감추거나 파괴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트람블레이를 교황으로 뽑는다?” “더 나쁜 교황도 있었잖아요.” 로멜리는 한참 그를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통증 때문에 눈을 뜨기도 어려웠다. “슬픈 일입니다, 알도. 정말로, 저는 국무원장께 다섯 차례나 투표했어요. 교회를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확신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제 보니 콘클라베가 역시 지혜롭군요. 추기경들이 옳았어요. 내가 틀렸고. 원장은 교황이 될 용기조차 없는 사람입니다. 예, 이제 떠나드리죠.” - 로버트 해리스 ‘콘클라베’ 중에서

지난 22일, 교황이 선종했다. 장례가 마무리되고 애도 기간이 끝나는 5월 초, 바티칸에서는 새로운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열린다. 1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콘클라베는 추기경 135명이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하루 두 차례씩, 3분의 2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반복한다. ‘열쇠로 잠근다’는 뜻을 지닌 콘클라베는 13세기부터 이어진 전통으로, 선출이 완료될 때까지 모든 과정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콘클라베’는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선거를 위해 모인 추기경들은 하나같이 청렴하고 순결해 보인다. 그러나 밀실 안에서 벌어지는 것은 신 앞에 무릎 꿇은 인간들의 치열한 권력투쟁이다.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 성 추문과 금권 거래, 성직 매수 등 유력 후보자들의 부정부패가 종교의 성스러움이란 장막 아래서 소용돌이친다.


콘클라베를 주관하는 로멜리 추기경은 믿었던 동료조차 비리에 눈감으려는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그는 교회의 양심을 지키고자 자신이 교황이 될 수 있던 기회도 포기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성심을 다한다. 하지만 그렇게 선출된 교황은 과연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였을까.

변화의 바람은 인간이 원하는 방향으로 불지 않는다. 세상은 늘 인간의 이해 너머에서 뜻밖의 결과를 만들어 내고, 기대가 꺾였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때 인간은 그것을 신의 뜻, 우주의 섭리라 부른다. 하늘은 인간의 소원을 다 알까. 수많은 욕망과 기도가 교차하는 세상에서, 신은 과연 누구의 목소리를 들을까.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도 어쩌면 야망과 이상, 소망과 좌절 사이를 끝없이 오가는 인간의 모순을 품은 고백은 아닐까.



날도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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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6년 4월 24일 나는 스페인의 어느 바람 부는 마을 풍차 앞에 서 있다. 어제 4월 23일 영국에서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스페인에서는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각각 영면(永眠)에 들어 나란히 인류 문학사, 문화사에서 영생(永生)을 얻었다.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극장과 그 주변에서 큰 굴곡 없이 살았다. 반면 세르반테스의 인생은 국제적 파란만장의 끝판왕이었다. 레판토 해전에 참전해 열병에 걸리고, 총상을 입어 왼손의 기능을 상실했다. 세금 징수원, 죄수, 군인, 포로, 노예 등등 그가 거쳐가야 했던 팔자는 ‘골 때린다’. ‘돈키호테’를 처음 구상한 것도 감옥 안이었다. BC 1000년경 고대 그리스 신화를 기원의 하나로 본다면 서양 문학(사실상 현재의 세계문학)의 역사는 대략 3000년쯤 된다. 20세기 가장 영향력이 있는 문학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단테 이후 서양의 중심 작가는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였으며 톨스토이, 괴테, 디킨스, 프루스트, 조이스도 이 둘에 못 미친다”고 평했다.


저렇듯 달랐던 둘이지만, 저 둘의 문학 안에는 인류 근대문학의 선구자적인 공통점이 있다. ‘돈키호테’가 최초의 근대소설이라면 셰익스피어는 희곡과 연극의 근대성을 확보했다. 제 삶에 스스로 이름을 부여하는 돈키호테처럼, 셰익스피어 비극 속 인물들에는 개인으로서 성격적 결함이 있고 그것은 능력과 낭패(狼狽)라는 양면성을 지닌다. 예컨대 돈키호테와 햄릿은 신이 확정한 운명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환경에 휘둘린다. 돈키호테와 햄릿은 한 인간 안에 함께 서식한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정체성의 갈등과 충돌 때문에 일생 시달리다가 후회 속에서 죽어간다. 그래서 그랬는지 이 두 작가가 태어난 날은 달라도 같은 날 죽었다는 것은 재미와 의미 이전에, 묘하게 상징적이다. 풍차는 풍차일 뿐, 그 앞에 선 인간이라는 왜소하고 고독한 괴물이 있다.

The light wind and even the rain lift the m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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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많은 비도      여름 소낙비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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