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일생은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위대한 친구를 가질 수 있었으니까요. 건축이나 예술은 몰라요. 다만 그렇게 자신에게 엄격하고 생활에 성실하고 매사에 품위를 지키면서 산 사람을 알았다는 것은 제 생애의 자랑입니다.” 겉으로 위대하다고 추앙받는 사람은 세상에 많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진짜 위대한 인간이 아닐까?
가정부 우르슈카 루자르는 아는 사람의 소개로 자신이 입주할 새로운 집을 찾고 있었다. 약속대로 국립건축학교 앞에 서 있는데, 잠시 뒤에 학교에서 머리를 뒤로 빗어 넘기고 나비넥타이를 맨 초로(初老)의 교수가 나왔다. 무서운 인상에서 어렵고 깐깐한 성격이 드러났다. 그는 어디 앉자는 말도 없이 길에 서서 우르슈카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그렇게 우르슈카가 일하게 된 플레치니크의 집은 그가 직접 설계한 단순한 2층집이었지만 넓은 정원과 커다란 온실이 있었다. 독신으로 혼자 사는 주인은 학교나 현장에 가기 위해 외출할 때 외에는 종일 2층 작업실에서 일을 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대부분의 식사도 작업실에서 했으며, 심지어 잠도 작업실에서 잤다. 하지만 많은 예술가, 동료, 조수, 제자들이 수시로 집을 방문했고, 그는 그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하고 도면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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