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근 원장.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물은 태양의 주기에 따라 생체리듬을 조절해 왔습니다.

 

해가 뜨면 활동하고 해가 지면 자는 삶을 엄청난 시간 동안 되풀이하면서 우리 몸에는 빛을 인식하는 세포가 생겼지요. 더 나아가 빛과 어둠에 따라 작동하는 생체시계(master clock)가 발생했습니다. 이 생체시계와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서로 소통합니다.

 

뇌에 있는 생체시계(master clock)는 빛과 어둠에 따라 작동하고 간, 지방, 근육, 췌장 등에 있는 말초기관의 생체시계는 온도와 영양분에 따라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간은 밥이 들어오거나 체온이 높으면 '아 지금 낮이구나' 생각하고 낮에 하는 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늦은 밤에 식사를 하면 내 몸은 자도 장기들은 낮으로 잘못 생각해서 쓸데 없는 에너지 낭비를 하게 됩니다. 잘 때 너무 온도가 높아도 장기들이 밤을 낮으로 착각해서 열심히 일하게 되는데, 그래서 열대야가 되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피곤합니다.

 

뇌에 있는 생체시계는 시차 적응을 잘하지만 말초에 있는 시계는 적응이 더딥니다. 그래서 외국에 갈 때 시차부적응이 발생합니다. 빨리 적응하려면 말초시계를 신속하게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서 밥을 현지 시간에 맞게 먹으라고 권합니다. 밥 들어오는 것으로 낮과 밤을 구별하거든요. 낮과 밤을 바꾸어 생활하는 교대근무자(shift worker)들도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낮과 밤에 따라 신체의 모든 조직이 규칙적으로 on-off를 되풀이하는데 이런 리듬을 일주기성(circadian rhythm)이라고 합니다.

 

일주기성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혈압과 호흡, 체온입니다. 낮에 활동할 때는 혈압도 높고 호흡도 빠르고 체온도 높습니다. 그러나 쉬어야 하는 밤에는 저절로 혈압도 낮아지고 호흡도 천천히 깊게 바뀌고 체온도 1~2도 떨어집니다. 신기합니다. 이뿐 아니라 혈당, 인슐린, 콜레스테롤, 통증 민감도도 낮과 밤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교대 근무자처럼 낮과 밤이 자주 바뀌면 이런 일주기성이 교란되어 깨지기 쉽습니다. 그로 인해 혈압, 혈당, 스트레스 조절 등의 문제가 생겨 당뇨병, 심장병의 위험이 많이 증가하는데 이는 현대의학이 직면한 어려운 문제입니다. 미국의 통계에 의하면 전체 근로자 중 교대근로자의 비율이 가까운 장래에 약 20퍼센트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하는데, 공중 보건학 측면에서 장차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듯합니다.

 

이런 일주기성을 정리한 표가 있어 소개합니다.

 

 

 

 

/출처= Drug interaction, P111, 대한임상약리학회, 대한약학회 (이 표에 대한 참고문헌은 아쉽게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이 표를 살펴보면 운동은 오후에 하는 것이 좋고, 뭘 빨리 외워서 써 먹으려면 아침 10시에 해야겠고, 무슨 일을 도모하려면 저녁 7시에 만나 밥을 먹으면서 하면 잘되겠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통증이 왜 주로 밤에 많이 오고 아픈지, 층간 소음 문제가 왜 유독 밤에 심한지도 알 수 있습니다. 밤 10시 이후에는 잘 자야 하는 이유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건강의 첫 번째 비결은 몸과 자연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와 같이 사람이 인공적으로 만든 환경에서는 그러기가 쉽지 않지만, 따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따르면서 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ㅎㅎㅎㅎ 

항상 늘 오늘 자전거를 탈때

 아   날씨가 자전거타기  딱 이즈음이다.

마음에 빙점찍고

집을 나선다.

역시 이 기대감은 그 이상이었다.

반포대교 지나 오늘은 어제와 다른 길로

의정부가는쪽으로

뚝섬한강공원지나

영동대교 아래 양재쪽으로 잠실거쳐 잠수교다리가 아닌 여의도방향으로

행주대교건너 난지한강쪽에서 집으로 방향잡고

그런데 여의도 한강에 다다르자 한강보고싶다고 부산에서 올라온 친구 전화로

여의나루3번  출구에서 합류

63빌딩까지

마침 석양을 볼수있어 금상첨화였다

 

친구남편까지 합류

그것은 31년의 만남에 획을 그어버리는 기회였다

그 남편의 태도 가부장적문제가 아니다

인격을 의심케하는 언행으로

참으로 많은 생각에 불을 당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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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의 News English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transform your life) 습관을 바꿔야(tweak your habits)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서기 전 300년 "우리의 존재는 우리가 반복해 하는 행위의 모습이다.

'탁월함(excellence)'이란 단일한 행위가 아니라 습관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했다.

미국에서 출간된 '1%의 원리'라는 책은 1%씩 습관을 바꿔나가면 인생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온다는(bring about a big difference) '원리'를 담고 있다. 아주 작은 변화들(tiny changes)이 성공 가능성을 엄청나게 높여준다는(massively increase the chances of success) 내용이다. 저자인 톰 오닐은 "그런데 우리는 삶의 틀에 박혀(be in a rut of life) 매일 매일의 일상만 그럭저럭 하면서(muddle through) 그저 행운을 빌고(cross our fingers) 잘되기만 바란다(hope for the best)"고 지적한다. 요지는 이렇다.

습관을 바꾸려면 작은 목표들을 세우고 하나씩 실행에 옮겨보라(put them into practice). 하루 24시간의 1%인 14분 동안만 어떤 1%를 바꿔야 할지 생각해보라. 어떤 옷, 무슨 차를 살까는 그리 많은 시간 고민하면서 왜 자기 인생에 대해선 하루의 1%도 투자하지 않는가.

알람시계를 15분 일찍 울리게 하라. 30분 일찍 잠자리에 들라. 많은 게 달라진다. 탄산음료나 술을 마시지 않고 일주일을 보내본다(go for a week without fizzy drinks or alcohol).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 덕을 베풀면서 집안과 삶을 정돈할(set your house in order and declutter your life) 수도 있으니 도랑 치고 가재 잡기다.

현재 하는 일의 좋은 점 3가지를 꼽아본다. 그리고 10년 후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적어본다. 그 꿈을 이루기(make the dream come true) 위해 지금 해야 할 것 하나를 정한다.

 책상 서랍을 하루에 하나씩 정리 정돈한다(tidy one drawer a day).

지난 12개월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take time to reflect on the past 12 months).

좋았던 때와 나빴던 때(highs and lows), 성공과 실패(successes and failures)를 가려본다.

정말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feel really alive) 때는 언제였는지, 그런 느낌을 다시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되짚어본다.

 

사소한 일에 격하지(get excited over trifles) 말고 무시하는 법을 배워라(learn to ignore them). 작은 것들에도 웃고, 실수와 실패도 즐기는 법을 배워라.

 완벽주의자(perfectionist)가 되지 말라.

도달할 수 없는 것을 찾아(in search of the unattainable) 헤매게 해 고단하게 한다.

 목표를 향해 다음의 1%를 내딛는 것에만 집중하라(focus on taking the next 1 percent step towards your destiny).

안 될 것이라는 모든 이유는 잊어버리고, 될 것이라는 이유 하나만 믿어라.

인생은 자동차 핸들과 같아서(be like a steering wheel) 살짝만 움직여도 방향이 완전히 바뀐다(change the entire direction).

 여기서 1%만 틀어도 저 끝에 가서는 천양지차다.

다만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해야 한다. 어디로 갈지 모르는데 어떻게 가야 할지 어찌 알겠나.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엄마 아버지 가신이후 처음이라면 처음이다.

제자리에서 산다

함께 존재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행복이다

가을날 우린 사치에 가까운 만남을 누렸고 행복했다

훗날 이 날 또한 그리워 할것임을 충분히 알것임을 안다.

모두 모두 다음에 또 이 사치를 누릴수 있게 잘 살고있길바라면서 그날까지 안. 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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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며 지식이 쌓인게 아니라 의식이 달라졌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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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참된 자아가 일러주는 말들에 맞추어 살아보고만 싶었다.

왜 그건 그다지도 어려웠을까?" -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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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획] 이 가을, 꼭 봐야 할 로맨스영화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오스트리아의 대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가을날>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쓰고 저주라 읽는)다.

"지금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입니다."

천고마비의 책 읽는 계절은 무슨. 산책을 부르는 가을만큼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 또 어디 있으랴. 릴케의 저주 마냥 지금 홀로 있는 자, 유죄일지 모른다. 아마도 25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비긴 어게인>의 이례적인 흥행 역시 가을로 접어들며 탄력을 받은 결과이리라. 존 카니 감독의 전작 <원스> 역시 2006년 9월 개봉했으니 가을 로맨스 영화 흥행 공식은 당분간 불패의 신화로 남게 될 것 같다.

그 로맨스의 계절 가을에 집이 없든 있든, 데이트용이든 교본용이든 상관없이 기어코 꺼내 보게 하는 영화가 있다. 가을을 맞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영화, 커플이 관계를 돌아보게 하고, 싱글에게는 연애 DNA나 구 남친, 구 여친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2000년대 고전(?) 영화가 여기 있다. 부디, 이 영화를 다시 보며 (혼자든 둘이든) 오래오래 그러하시기를.

<만추>, 기묘한 안개만큼이나 운명적인 3일 간의 사랑




▲ 영화 <만추>의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관련사진보기


이제는 '탕웨이의 남자'가 된 김태용 감독과 '중국인 한국 며느리'가 된 배우 탕웨이를 사랑에 빠지게 한 운명의 영화 <만추>. 이만희 감독의 고전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3일간 귀휴한 애나와 그에게 차비를 빌린 훈, 어색했던 두 사람이 가을밤 한적한 놀이동산에서 마음을 열게 되는 판타지 장면만으로 로맨스 영화의 반열에 오르기에 충분하다.

인물의 미묘한 감정을 화려하기보다 내밀한 영화 언어로 포착하는 김태용 감독 특유의 색채는 <만추>의 배경인 시애틀의 안개와 화학 작용을 일으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그 분위기 속에서 3일 만에 묘한 감정을 느끼는 애나와 훈의 그 미묘하면서도 마법 같은 심리를 꼭 대리 체험하시라는 것. 혹시 아는가. 이 가을, 은은한 미소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애나처럼 운명의 상대를 만나(거나 지금 상대의 진가를 알아 보)게 될지.

<500일의 썸머>, 세상의 모든 톰들이여 '가을양'을 영접하라




▲ 영화 <500일의 썸머>의 한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관련사진보기


<500일의 썸머>를 추천하는 이유는 살짝 엉뚱하다. 영화의 말미, 톰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여성의 이름이 '가을(autumn)'이라서만은 아니다. 뜨거웠(다고 생각했)던 썸머(조이 드샤넬 분)와의 연애에서 한 뼘 더 성장한 톰(조셉 고든 레빗 분)은 운명의 상대를 알아보고 말을 건넨다. 얼핏 로맨스 영화의 흔하디흔한 엔딩이라고 평가절하하면 곤란하다.

시간대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썸머와의 연애를 기억하고 추적하는 <500일의 썸머>는 어쩌면 지금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거대한 환상이 실제로는 본인들의 착각일지 모른다는 진실을 재기 발랄하게 그려낸다. 그 달고 쓰고 아팠던 500일을 견뎌낸 세상의 모든 톰과 썸머에게 바치는 헌사인 셈이다. 각자의 썸머를 잊지 못한 분들이라면 더더욱, 운명의 '가을양'을 만나게 되기를.

<시월애>, 전지현과 이정재, 그리고 김현철의 음악




▲ 영화 <시월애>의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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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엽기녀'에서 지금은 '천송이'로 거듭난 전지현과 만년 청춘스타에서 <신세계>의 이자성과 <관상>의 수양대군으로 전성기 시절의 인기를 회복한 이정재. 둘의 14년 전 앳된 얼굴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영화가 바로 <시월애>다. 실제 내용은 현대인의 고독,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실연의 상처 등을 감각적인 화면에 담고 있지만 말이다.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설정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됐다지만, 지금이라면 시도하기 힘든 파격(두 남녀 주인공이 실제로 결말에야 만나는)보다 긴 여운을 남긴 건 가수이자 작곡자 김현철의 음악이다.

'천재 뮤지션'이라 불리던 총각 시절의 감성을 간직한 그의 음악은 주제곡 'You Must Say Goodbye(유 머스트 세이 굿바이)'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재즈선율로 편곡한 OST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과 달리 한국영화 OST의 인기가 시들하지 않았던 때다. 누구는 청승으로, 누구는 감미로움이라 받아들일 영화 속 음악은 쓸쓸하면서도 감성에 젖기 마련인 가을과 무척 잘 어울린다.

<클로저>, 가까워지면 멀어지는 당신 "Hello Stranger"




▲ 영화 <클로저>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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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Stranger(헬로 스트레인저)"란 명대사를 남긴 <클로저>를 꼽은 이유는 사실 역설에 가깝다. 동명의 연극을 노장 마이클 니콜스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만남과 헤어짐, 버림과 매달림을 반복하는 네 남녀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간결한 구성과 사실적(이어서 거부감이 들 정도)인 대사로 승화시킨 블랙 멜로라 할 만하다. 주드 로와 클라이브 오웬의 지질한 망가짐과 나탈리 포트만의 처절함, 줄리아 로버트의 원숙함이 빛나는 연기는 꽤 능숙하게 조율돼 있다.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고, 떠나간 뒤에야 그 사랑이 진짜였음을 깨닫는 극 중 댄의 후회, 일견 육체적인 사랑을 중시하는 듯한 래리, 현재와 과거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안나 가운데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집중했던 (가장 어린) 안나야말로 이 복잡하고 지저분한 관계의 승자다. <클로저>는 그렇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관계, 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이들의 어리석음에 대해 폭로한다. 커플들이라면, <클로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쓰디쓴 교훈이 한둘이 아니리라.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가을에 만난 사랑 부디 이듬해 봄까지...




▲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포스터
ⓒ 스폰지 관련사진보기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하고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우에노 주리가 출연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2004년 10월 개봉해 국내 관객에게 일본 영화의 감성을 알린 작품이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 조제와 사랑에 빠지는 청년 츠네오의 이야기는 사랑에 서툰 이들이나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이들, 일상에 변화를 준 이들이 공감할 만한 구석이 크다.

예컨대 뭔가 색다른 상대, 이질적이지만 매력적인 대상에 끌렸던 이들이 종국엔 자기 처지를 돌아보고 거부하고 싶던 현실로 돌아오며 느끼는 씁쓸한 자괴감 등이다.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겨울 바닷가를 찾은 조제와 츠네오의 여행과 모텔 시퀀스다. 그렇지만 가장 슬픈 장면은 가을 즈음에 만나 계절이 두 번 바뀌고 이듬해 봄에 조제와 헤어지며 길바닥에서 꺼이꺼이 우는 츠네오의 오열이 아닐런지. 그러니 부디, 올가을에 사랑을 시작한 커플이 있다면 오래오래 함께 하시기를. 릴케의 저주 따윈 잊어버리시고.

웰빙과 웰다잉은 반대 개념 아닌 삶의 한 묶음

 

중앙일보 편집국장논설고문을 지낸 최철주씨는 현역 은퇴 후 웰다잉을 바로 알기 위해 미국·일본 등 해외까지 나가 말기 환자 30여 명의 사연을 들었다.

 

웰빙(well-being)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넘치는 사회에서 내놓고 얘기하기도 꺼리는 웰다잉(well-dying)에 천착하는 이가 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논설고문을 지낸 원로 언론인 최철주(72)씨다.

현재는 호스피스와 웰다잉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웰빙과 웰다잉에 대해 “대척점에 있는 게 아니라 웰빙 안에 웰다잉이 존재한다”며 “몇 년 전 딸과 아내를 잇따라 암으로 잃은 것을 계기로 웰다잉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04년 자궁암 환자이던 딸은 말기 상태에 들어가면서 수술을 마다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것도 완강히 거부해 가족들을 자주 울렸다.

딸은 메모지에 “더 치료할 방법도 없는 상태에서 중환자실에 가는 것은 지옥으로 가는 고통이나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당시 32세이던 딸은 직장을 그만두고 아기를 기다리는 평범한 주부였다.

이런 딸이 너무 일찍 죽음을 맞게 된 상황을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딸은 아빠에게 호스피스 아카데미 교육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웰다잉 강사 교육에 50대 여성 몰려 그가 6개월 과정인 호스피스 교육을 받던 중 딸은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이 끝난 다음 날에도 그는 호스피스 교육에 참석했다. 죽음 교육을 잘 받겠다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집사람은 슬픔을 이겨내지 못했고, 그게 독이 됐다. 딸이 숨진 지 4년 뒤 아내도 암에 걸려 모녀 관계는 참 특별하다고 느꼈다.” 그의 눈이 촉촉해졌다.

 부인은 항암제 치료를 거부하고 호스피스 센터를 나와 8개월간 집에서 머물다 임종했다.

 

그는 요즘 말기 환자들이 편안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웰다잉 강사로 활동 중이다. 웰다잉 강사 양성을 위한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보통 10주 동안 진행되는 강좌인데 그는 이 중 한 강좌를 맡는다. 수강생은 80명 정도. 큰 일을 치른 뒤 삶에 대한 회의를 느낀 여성 수강생이 많단다.

50대 이후 여성이 수강생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했다.

 

그의 부인은 웰다잉 전도사가 되려는 남편과 함께 다른 나라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했다. 투병 중에도 남편이 웰다잉 강사로 나가는 일을 적극 권하기도 했다가 어느 때는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병이 심해질수록 감정의 기복이 커졌다.

 

웰다잉 강사에게도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선뜻 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답을 구하기 위해 그는 아내와 함께 미국·일본 등의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하고 죽음을 앞둔 30여 명의 말기 환자를 만났다. 현역에서 은퇴한 원로기자가 다시 취재수첩을 들고 ‘좋은 죽음’과 ‘그렇지 못한 죽음’의 차이를 찾아 나선 것이다.

그 결과물이 2008년 출간된 『해피엔딩-우리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란 책이다.

 

부인이 딸의 죽음을 받아들인 것도 미국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많은 환자를 보고 나서였다. 그 후 부인은 “딸이 편안하게 갔다. 그것도 제 복이지”라고 자주 중얼거렸다.

 

연명 치료 거부한 소설가 최인호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그의 취재에 순순히 응해줬을까.

 

“한국에선 힘들었다. 열에 여덟·아홉 사람은 자신의 말년을 남에게 드러내길 꺼렸다. 기자나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어 저널리스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말기 환자들은 달랐다. 기타 치고 노래 부르고 담소하고 죽음을 평화로운 상태에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질문에도 잘 답변해줬다.”

 

그는 웰다잉을 실천한 저명인사로 고(故) 최종현 SK 회장을 먼저 꼽았다.

 

“죽음을 앞둔 최 회장을 직접 만난 건 아니다. 현역 기자 시절부터 최 회장의 죽음에 대해선 관심이 많았다.

돈·명예·권력을 모두 가졌던 최 회장이 대학병원에서 치료 받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 6개월 동안 통증 치료를 받다가 세상을 떠난 이유가 궁금해서였다.

당시 나는 중앙일보 도쿄총국장이었는데 일본 기자들이 오히려 최 회장의 죽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깊게 취재했다.

 나중에 최 회장의 동반자였던 SK텔레콤 손길승 명예회장으로부터 죽음의 과정을 전해 들었다.

손 회장에 따르면 최 회장은 폐암 수술 뒤 암이 재발하자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거부했다.

통증이 심해지면 통증 완화제를 맞으면서 호흡 훈련을 하며 자기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새 항암제를 써보자는 주변의 권유도 뿌리치고 조용히 죽음을 받아들였다.

 최 회장이 생을 마감한 당시(1998년)만 해도 토장(土葬)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 회장은 자신을 화장해 자연에 뿌려줄 것을 당부했다.

 그의 유언은 우리나라의 화장 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유명 작곡자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인 조념씨의 죽음도 그에겐 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경기도 포천의 한 호스피스 센터에서 조 선생을 만난 것은 2008년 그가 숨지기 닷새 전이었다.

그는 지인들이 마지막 눈도장을 찍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을 피곤해하고 나중엔 다 거부했다.

 그러던 분이 내 책을 보고 공감했다면서 나를 위해 문둥이 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를 직접 연주해줬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

 

그는 소설가 최인호씨도 임종 전에 만나고 싶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러 번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나를 만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최 작가의 친구로부터 ‘그가 죽음을 앞두고 두려움을 갖기 시작했으며 계속 글을 쓰고 싶지만 죽음이란 운명은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다.

그는 연명 치료를 거부했다.”

 

그럼 죽음을 앞둔 가족이나 지인들에겐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까.

그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권한다.

 

“병문안 와서 자신도 모르게 살아 있는 우월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환자에게 위로는커녕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천당 가실 거다’ ‘극락왕생 하실 거다’ 같은 말은 환자의 상처를 덧나게 한다.

 하느님·성경·화엄경·금강경 등 종교와 관련된 말도 너무 많이 하는 건 피하는 것이 좋다.

 신앙을 지닌 환자들도 종교 얘기를 하는 것은 싫어했다.

 ‘우리 지난 봄에 놀러갔을 때가 생각난다. 그런 행복한 시절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 ‘약간 괜찮아지면 차나 한 잔 마시자’ ‘커피향 좋지’ ‘장미가 참 예쁘지’와 같이 평소처럼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된다.

 시인 이해인 수녀에게 들은 얘기가 인상 깊다. 같은 병원에 입원했던 김수환 추기경이 ‘잠깐 오라’고 했단다.

 자신을 종교적으로 위로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김 추기경은 종교 언어 하나 쓰지 않고 ‘이해인 수녀,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 하며 인간적인 말로 자신을 위로했다고 했다.

 김 추기경이 가난하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터득한 위로의 말일 것으로 이해인 수녀는 말했다.”

 

미국에선 초등학교 때부터 죽음 교육 시작

질병으로 여명이 제한돼 있는 이들은 어떻게 삶을 마감하는 것이 웰다잉일까. 그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통스럽다.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생명도 연장될 수 있다”고 답했다.

평온한 죽음, 즉 평온사(平穩死)에서 답을 찾자는 것이다.

 

“웰다잉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삶의 마지막을 맞는 것이다.

 생존 가능한 시간을 주치의에게 미리 알려달라고 요청한 뒤 남은 시간에 마무리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떠나는 것이 웰다잉의 좋은 예다.

영화 ‘버킷리스트’에서처럼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을 실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말기 환자 중엔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멀리는 못 가지만 일본·중국 등 가까운 나라를 여행한다.

이들은 진통제를 처방받아 통증이 심해지는 상황에 대비한다. 배낭을 메고 가족과 함께 국내 여행을 하거나 서예 등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환자에게 여명을 말해주지 않는 의사가 꽤 많은 게 현실이다. 나중에 있을지 모를 환자나 보호자들의 항의를 꺼려서라고 한다.

 

“의료진이 예상하는 이상으로 오래 사는 환자들도 꽤 많다.

나는 주치의가 여명을 말해주지 않으면 담당 레지던트에게 물어볼 것을 권한다.

 의사가 죽음을 모르고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난센스다. 의사라면 환자의 치료(cure)와 관리(care)를 함께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국내 의대에선 죽음 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

 지난해 가을부터 울산대 의대가 전국 최초로 죽음학 강의를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서구에선 어릴 때부터 죽음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그는 미국의 예를 들면서 초등학교 때 그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선 초등 교사가 테이블 위에 화분을 놓고 삶과 죽음의 개념을 가르친다. 꽃은 열흘이면 시드는데 그게 꽃의 인생이란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아이들이 가족처럼 대하는 애완견도 10∼20년이면 떠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지면서도 그는 “웰빙의 삶을 살려면 웰다잉을 알아야 한다”

오랫만이다.

새벽에 나왔다.

역시 자전거랑 가을속으로  쭉 떠나보고 싶었다.

곳곳에 꿈꾸던 풍경속으로

그리고 그 모든것에서 빠져 나왔다.

바람속으로 향기속으로 결국은 내속으로 그렇게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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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른 사람 알지 못하고 모두가 다 혼자다.

<헤르만 헤세 - 안개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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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 샬롯 키틀리(영국)씨가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depart this life). 36세.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be diagnosed with stage four bowel cancer). 간과 폐로 전이됐다(spread to her liver and lungs). 대장과 간의 종양을 제거하기(remove tumors from her bowel and liver) 위해 두 번 수술을 받았다.

25차례의 방사선 치료, 39번의 끔찍한 화학요법 치료(25 rounds of radiotherapy and 39 bouts of gruelling chemotherapy)도 견뎌냈지만, 끝내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블로그 내용.

"살고 싶은 나날이 저리 많은데, 저한테는 허락하지 않네요. 내 아이들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남편에게 못된 마누라도 되면서(become grumpy with my husband) 늙어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을 안 주네요.

살아보니 그렇더라고요.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일어나라고, 서두르라고, 이 닦으라고 소리 소리 지르는(shout at my children to wake up, hurry up and clean their teeth) 나날이 행복이었더군요.

살고 싶어서, 해보라는 온갖 치료 다 받아봤어요. 기본적 의학 요법은 물론(not to mention the standard medical therapies), 기름에 절인 치즈도 먹어보고 쓰디쓴 즙도 마셔봤습니다. 침도 맞았지요(get acupuncture).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귀한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feel like a waste of precious time). 장례식 문제를 미리 처리해놓고 나니(sort out my funeral in advance) 매일 아침 일어나 내 새끼들 껴안아주고 뽀뽀해줄 수 있다는(have a cuddle and kiss my babies) 게 새삼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얼마 후 나는 그이의 곁에서 잠을 깨는(awake next to him) 기쁨을 잃게 될 것이고, 그이는 무심코 커피잔 두 개를 꺼냈다가 커피는 한 잔만 타도 된다는 사실에 슬퍼하겠지요. 딸 아이 머리 땋아줘야(plait her hair) 하는데…, 아들 녀석 잃어 버린 레고의 어느 조각이 어디에 굴러 들어가 있는지는 저만 아는데 그건 누가 찾아줄까요.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be given six months to live) 22개월 살았습니다. 그렇게 1년 보너스로 얻은 덕에 아들 초등학교 입학 첫날 학교에 데려다 주는(walk my son for his first day at school) 기쁨을 품고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녀석의 첫 번째 흔들거리던 이빨(his first wobbly tooth)이 빠져 그 기념으로 자전거를 사주러 갔을 때는 정말 행복했어요.

보너스 1년 덕분에 30대 중반이 아니라 30대 후반까지 살고 가네요. 중년의 복부 비만(middle-age spread)이요? 늘어나는 허리둘레(expanding waistline), 그거 한번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희어지는 머리카락(greying hair)이요? 그거 한번 뽑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살아남는다는 얘기잖아요.

저는 한번 늙어보고 싶어요. 부디 삶을 즐기면서 사세요. 두 손으로 삶을 꽉 붙드세요(keep a tight grip on your life with both hands). 여러분이 부럽습니다."

'Live to the point of tears.'(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 '눈물이 나도록 살아라.'


 

높은 수행자는 아무 것도 모으지 않는다

탁발로 살아가도 그 공성(空性)을 꿰뚫어보네

열반이란 비어있음이요,

자취가 없는 것 해탈자의 행로여,

허공을 나는 새가 날갯짓의 자국을 남기지 않듯

그 가는 길에도 자취가 없네

 

첫 발자국조차 디디지 못하고 엉거주춤 상태유지

다시 시작하자. 결국 아무것에도 다다르지 못함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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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난의 십자가 지고 갈 사제단의 40돌

“이 시대의 노란 리본 평생 달고 살 수밖에요”


‘교회의 사명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것. 빈자 약자들을 위해 교회 밖으로 나가라. 교회는 상처받은 약자들을 돕는 야전병원이 되어야 한다.’ 이런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삶에서 실천하는 종교인들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을 빼고 말할 수 있을까.

편한 길을 두고 굳이 고난을 자초하며 약자들 곁을 지켜온 사제단이 창립 40돌을 맞았다. 사제단은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40돌 감사 미사를 올리고, 오후 1시엔 같은 장소에서 ‘사제단 40년 평가와 전망’ 심포지엄을 연다. 명동성당은 1976년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 철폐를 요구하며 김대중·문익환·윤보선·함석헌 등이 ‘3·1 구국선언’을 발표한 곳이자, 1987년 박종철씨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건을 폭로해 6월 항쟁의 불을 지핀 민주화의 성지다.

성서에서 40년은 이스라엘 족속들이 애굽(이집트)의 노예상태에서 도망쳐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전 광야에서 보낸 세월이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가나안 땅으로 향하기보다는 거친 광야로 나가고 있다. 왜일까. 40돌 행사 준비위원장인 김인국 신부(충북 옥천성당 주임·사진)에게 그 이유를 들었다.


                                                                            박정희 유신정권 저항하며 탄생 
                                                                           그 딸이 40년 민주화 여정 되돌려 
                                                                           사제단도 다시 그 자세로 가야 돼 
                                                                             22일 ‘40년 평가·전망’ 심포지엄
                                                                              ‘정치·종북 사제’로 매도 당하지만 
                                                                             빈자·약자 돕는 것이 교회의 사명 
                                                                              침묵은 결국 강자의 편을 드는 것 
                                                                            교회쇄신은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


“40년 전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정권에 저항하며 사제단이 탄생했다. 그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40년 동안 국민들이 피땀으로 연 민주화 여정을 참혹한 상태로 역주행해버렸다. 사회 전반이 유신독재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그러니 사제단도 다시 그때의 자세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우익과 보수신문들은 사제들의 현실참여는 1970~80년대엔 저항하는 게 정당성이 있었지만, 민주화가 이뤄진 지금은 정당성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왜 사회 갈등만 부추기느냐”며 “사제단이 역할이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김 신부는 당시에도 독재자를 옹호하고 민주화 인사들을 음해하던 그들의 공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더구나 “교회 밖의 일에 그렇게 신경 쓰는 게 사제의 할 일이냐”는 논박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왜 ‘교회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는가. ‘교회 밖으로 나가 빈자와 약자를 돕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한국 천주교는 초기 100년간은 박해시대 순교로 인해 산으로 피해 도망다니며 기진맥진해 미처 교회 밖을 돌볼 수 없었다. 그 이후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조선교구를 이끈 뮈텔 주교와 김수환 추기경, 두 개의 모델이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고 있다. 뮈텔 주교는 한민족을 등진 채 한국 교회를 지키는 데만 주력했다. 반면 김수환 추기경은 민주화 여정에 동참하고 인권 피해자들을 껴안으며 세상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교황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어떤 모델을 따라야 할 것인지는 명확하다. 사제들은 교회 자신만을 위해 파견된 존재가 아님은 분명하다.”

40살 이후에도 사회 참여를 중단하거나 수정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게 김 신부의 주장이다. 오히려 사제에서 평신도로, 사회적 이슈에서 세상 전반으로 ‘참여’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달 방한한 교황께서 평신도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선사업도 좋지만, 인간 성장에 기여하라’는 주문을 했다. 교황은 ‘규제받지 않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고 했듯이, 자본에 의해 정리해고를 당하고 폐기물로 취급되는 인간들이 인간으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구조적 개선을 요청한 것이다.”

사제단은 세상 밖으로 나올수록 ‘갈등과 분열의 주범’으로 공격받을 게 뻔하다. 최근엔 우익들과 연계된 교회 내 단체들까지 등장해 사제단을 ‘정치 사제와 종북 사제’로 매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교회 내에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로 분열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주교들이 그런 분열이 두려워 눈치를 보며 침묵하는 건 교회를 기둥부터 썩게 만드는 것이다. 눈치를 보는 대상이 누구냐. 약자들은 아니다. 결국 기득권자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약자들은 이의제기도 하지않는다. 침묵은 결국 강자의 편을 드는 것이다. 그러면 빈자와 약자를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할 교회가 복음의 기둥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눈치를 살피기보다는 빈자와 약자를 돕다가 시끄러워질수록 오히려 복음다운 것이다. 그게 교회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때문에 ‘교회 쇄신’은 더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라는 게 김 신부의 생각이다. 교황의 방한 성과를 일회성으로 덮어버리지 않고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사목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도 교회 상층부부터 쇄신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본당 예산의 10%는 무조건 사회복지기금으로 쓰고 그중 30%는 정의평화기금으로 쓰는 인천교구처럼 사제들이 예산 사용하는 것부터 쇄신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쇄신은 자기다움의 회복이다. ‘보잘것없는 사람’ 보기를 ‘주님’ 보듯이 하는 특유의 시력을 되찾는 것이다. 교회가 모든 이를 비춰주고 살려주고 키워주는 태양이라면 가장 우선적으로 비춰야 할 이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김 신부는 “그래서 사제단은 이 시대의 노란 리본을 평생 달고 살 수밖에 없다”고 한다.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순교당한 복자 124위처럼 박해받고 고난당하는 것은 세상의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복음의 기쁨’이기에, ‘40돌’ 이후에도 고난의 십자가를 계속 지고 가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갈 수 있는 끝이 여기까지인 게 시시해.

소라게처럼, 소라게처럼. 우리는 각자 경치 좋은 곳에 홀로 서 있는 전망대처럼 높고 외롭지만 그게 다지.

<김소연 - 오키나와, 튀니지, 프랑시스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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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싱글족 47% 스웨덴 행복도 세계 5위

‘복지 천국’으로 불리는 스웨덴은 1인 가구 비율이 전체의 47%에 달한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혼자 산다는 얘기다. 수도인 스톡홀름은 이 비율이 무려 60%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에서는 ‘고독사(孤獨死)’ 같은 사회적 문제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이 해체됐음에도 ‘살기 좋은 나라’에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유엔이 전 세계 156개국을 대상으로 국민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2013년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은 덴마크·노르웨이 등에 이어 5위였다.

 비결은 다양한 복지제도와 사회안전장치다. 특히 ‘공동주택정책’은 1인 가구를 위한 핵심 지원책이다. 집합주택 거주자들이 개인 원룸을 제외한 공동주방과 육아센터 등 나머지 시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거주자들은 각자의 경험과 정보를 교류하며 공동체를 꾸려나간다. 이 때문에 1인 가구라 해도 고립될 일이 없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은 청년층과 노년층의 안정된 주거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에서 지원하는 주택보조금은 이 나라가 1인 가구의 천국이 될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일본은 1인 가구 맞춤형 치안·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 도쿄가스의 경우 독거노인의 가스 사용 여부를 친지들에게 전화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랑스에는 ‘콜로카시옹(colocation)’이란 제도가 있다. ‘두 세대 함께 살기’ 등 협회를 통해 독거노인이나 노인 부부가 젊은 학생들과 함께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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